우크라이나 해임 장관, '젤렌스키, 정부 부정부패 의혹에 답해야'
- 기자, 댄 존슨
- 기자, BBC 우크라이나 특파원
- Reporting from, 키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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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시간: 4 분
지난 달 해임된 미하일로 페도로우 우크라이나 전 국방장관이 BBC와의 인터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부 내 부정부패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 현대화를 주도하고 드론전을 개척한 인물로, 대중의 인기를 누렸던 페도로우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과 불화를 빚은 것으로 알려진 뒤 지난달 해임됐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 자금 세탁에 관한 수사가 발표된 만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측근들의 잠재적인 부패 행위를 얼마나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믈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직접 대통령이 부패 행위에 가담하는 것을 목격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기간 동안 그로부터 법이나 내 양심에 어긋나는 그 어떠한 지시나 업무도 받아본 적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비록 전시 상황이지만 선거를 시행해야 한다고 또 한 번 촉구했다. 이번 인터뷰 며칠 전, 그는 선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민주주의는 푸틴의 인질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자신의 정치적 야망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서는 페도로우 전 장관의 해임에 분노한 시위가 벌어졌으나,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점차 줄어들었고, 지난 19일 후임자가 확정되며 시위 또한 종료됐다. 그가 요구한 선거 역시 폭넓은 반대에 부딪혔다.
현재 35세인 그는 예전 직책이 그립냐는 말에 "아니"라고 답하며, 국방부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러시아와의 전쟁까지 관리하며 끊임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계엄령이 선포되며 선거가 중단된 상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5년 임기는 2024년 5월에 끝난 상태다.
하지만 페도로우 전 장관은 선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일은 자신의 "도덕적 권리"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한 논의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본질입니다. 만약 제가 제 생각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없다면,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입니까?"
이어 만약 선거가 다시는 치러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진 출처, Moose Campbell/BBC
이번 인터뷰에 앞서 공개한 영상에서 페도로우 전 장관은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특정 결정이 내려지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언제까지 살아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비난은 피했으며, 만약 선거가 치러질 경우 대통령의 승리를 지지하는지에 대해서도 답변을 거부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전시 선거는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런 전쟁 상황에서 선거 자체는 엄청난 위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당장 치르는 선거는 우크라이나를 분열시킬 쓰나미와도 같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군인, 수백만 명 규모의 우크라이나 난민, 점령지 주민들의 투표 방식,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포 가능성 등 현실적으로 여러 장애물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지난주 페도로우 전 장관이 자국의 정치 부패를 강조하며 영상을 올리기 하루 전, 우크라이나에선 의원들과 은행가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 세탁 의혹 수사 발표가 있었다.
우크라이나 반부패수사국은 자금 세탁 혐의를 받는 전직 에너지부 장관의 보석금을 마련하고자 300만달러(약 40억원) 이상의 우크라이나 통화를 빼돌리는 계획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젤렌스키 대통령실의 고위 관계자도 해임됐다.

사진 출처, Reuters
페도로우 전 장관은 과연 대통령이 측근의 부패 행위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가 직접)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가 이러한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됐다고 믿습니다. 과연 자신도 이 모든 부패 의혹을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몰랐는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이 그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떤 추측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 대변인은 앞서 BBC 뉴스에 "(페도로우) 전 장관은 2019년 이후 모든 정부에서 일해왔다. 그렇기에 마치 자신과는 무관한 별개의 정부가 존재했던 것처럼 말하니 이상하다. 모두가 기억하듯이, 당시 그는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자신이 국방 조달 과정에서의 부패 요소를 근절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패가 우크라이나의 전선 전투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자신은 "몇 주 동안" 대통령과 연락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부패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내내, 법이나 제 양심에 어긋나는 어떤 지시나 임무도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그와 함께 일한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국방장관 이전에는 디지털 전환부 장관을 역임한 페도로우 전 장관은 병력을 "드론 군대"로 대체하는 혁신을 주도해 전장에서 인명피해를 줄이고, 우크라이나가 국경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러시아 군 관련 목표물, 정유소, 유통 창고 등을 장거리 공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앞으로도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을 혁신해나가겠다면서,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을 방문해 일론 머스크 CEO와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개발한 위성 통신 시스템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의 성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러시아의 무단 사용은 차단하면서도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 영역을 러시아 영공까지 확대 적용해달라고 머스크를 설득해 볼 예정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들이 우리를 지원하고 있으며, 이들은 우리의 승리를 위해, 이 전쟁의 종식을 위해 투자할 것"이라며 "그리고 내 직책과 상관없이 이들과 계속 연락을 유지해야 합니다. 나는 이들과 성공적으로 협력해온 만큼 조국을 위해 계속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 출처, Reuters
이어 페도로우 전 장관은 무기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영국을 비롯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국가들의 관료주의를 비판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우방국으로,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래 160억파운드(약 30조) 가치의 무기를 지원했다. 지난주에는 영국산 드론이 러시아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영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사면서도, "관료주의와 불필요한 요식"으로 인해 약속된 장비 지원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들은 현장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원을 약속해 놓고 정작 물자는 연말이 돼서야 도착하는 다른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울러 그는 국가들이 구식 기술과 장비를 지원해주는 다신, 최신 우크라이나산 드론 생산에 직접 자금을 지원해주는 편이 더 좋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더 이상 탱크를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탱크 수리 기술은 필요 없습니다."
그는 제때 장비가 공급된다면 우크라이나인들 뿐만 아니라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우리의 희생과 피, 군사적 경험은 여러분 모두에게 자산이 됩니다. 여러분은 우리에게 제공하는 모든 지원의 대가로 이러한 경험을 얻는 거죠."
한편 페도로우 전 장관은 당장 정치적 야망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향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모든 것은 우리가 민주적인 선거 과정을 얼마나 빨리 재개할 수 있을지, … 제게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남아 있을지, 제 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제 자신이 '대통령직을 감당할 수 있을지'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제게 그 직책을 믿고 맡겨줄 수 있느냐입니다."
정정(8월 23일 자): 이 기사는 미하일로 페도로우가 정치적 부패를 고발한 동영상이 의원들과 은행가들을 대상으로 한 자금 세탁 수사 발표와 같은 날 공개됐다고 보도했으나, 해당 동영상은 수사 발표 전날 공개된 것으로 확인돼 이를 바로잡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