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도권에 23만 가구 추가 공급… 어디에, 얼마나, 언제 공급되나?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공원 부지의 모습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서울 강서구 염창동 염창공원 부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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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10만가구는 개발제한구역, 이른바 그린벨트를 포함한 신규 공공택지에 들어선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새 택지를 발표한 뒤 실제 착공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줄이고, 재개발·재건축과 다세대·다가구 등 민간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세제 및 금융 지원과 규제 완화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단순히 공급 계획을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미 발표된 주택이 실제로 시장에 나오는 시점을 앞당기는 데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공급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 계획의 실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공급 물량을 추가해 대책 발표와 실제 착공 사이의 시간차를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이번 대책으로 기대하는 수도권 추가 공급 효과는 '23만가구+α'다. 이 가운데 약 10만가구가 신규 공공주택지구에 들어선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뉴스1

사진 설명,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및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 발표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어디에 몇 채 들어서나

정부가 이날 공개한 신규 택지는 서울과 경기 3곳이다.

서울에서는 강서구 염창동의 염창공원 부지가 개발된다. 이곳은 약 20년간 방치돼 온 부지로, 서울 강서지구를 조성해 1천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착공 목표는 2029년이다.

가장 규모가 큰 곳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다. 경의중앙선 도심역 인근 고려대학교 덕소농장이 포함된 그린벨트 지역을 남양주 도심지구로 개발해 2만1천7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2030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경기 광주시 장지동의 경기광주역 인근에는 광주역세권2지구를 조성해 4천500가구를 공급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는 이곳 역시 2030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3곳의 공급 규모는 모두 2만7200가구다. 나머지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는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후보지 발표에 따른 투기를 막기 위해 추가 신규지구가 발표될 때까지 서울 그린벨트와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 그린벨트 등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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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그린벨트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한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착공시간 단축?

정부는 새 택지를 발표한 뒤 착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이기로 했다.현재 신규 공공택지는 발표부터 착공까지 평균 68개월가량 걸리지만, 이를 37개월로 단축하는 새로운 착공 모델을 적용하기로 했다.

인허가와 토지 보상, 부지 조성 등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절차 가운데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병행하고, 각종 영향평가 과정에서 필요한 관계기관 협의도 앞당기는 방식이다.

지난 1월 29일 발표했던 기존 공급 부지에도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을 비롯해 경기 과천 경마장과 옛 국군방첩사령부 등 6만가구 이상 규모의 도심 공급 부지는 2030년까지 모두 착공한다는 목표다.

태릉골프장은 올해 안에 인근 조선왕릉과 관련한 세계유산 영향평가를 마치고 부지 사전조사에 들어가 2029년 9월 착공할 계획이다.

과천 경마장과 옛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도 기존 시설 이전과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2029년 12월 착공을 추진한다.

'재개발·재건축 공급에 속도'

정부는 공공택지만으로는 수도권 주택 공급을 충분히 늘리기 어렵다고 보고 민간 공급 회복에도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사업장에는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주고, 공공기여로 제공하는 임대주택의 인수가격도 한시적으로 높이기로 했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이주비 대출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별도로 관리한다.

재개발 조합을 설립할 때 필요한 주민 동의율도 현행 75%에서 70%로 낮춰 사업 초기 단계에서 장기간 지연되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도심복합사업도 확대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1만∼2만가구 규모의 후보지를 선정해 발표하고, 인허가 절차 단축과 세제 특례, 분담금 납부 유예 등의 지원책을 제공한다.

가로주택정비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사업비 지원도 확대해 착공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아파트뿐 아니라 도심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비아파트 주택도 늘린다. 정부는 매입임대주택 사업자에게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고, 주택 매입가격을 산정하는 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다세대·다가구 주택은 바닥면적 제한과 층수 규제를 완화하고, 건설자금 대출 한도를 높이는 동시에 대출금리도 낮춘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공공부지도 주택 부지로 활용한다.

서울 강서구 옛 공항고 부지와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등 학교용지와 노후 공공청사를 복합개발해 모두 1천9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보편형 공공임대' 신설

정부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해 3기 신도시 역세권과 서울 도심 등 선호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사진 출처, EPA/Shutterstock

사진 설명, 정부는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해 3기 신도시 역세권과 서울 도심 등 선호 지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초기 자산이 부족한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기 위해 공공분양 방식도 바뀐다. 정부는 앞으로 공공분양 물량의 약 15%를 '지분적립형'이나 '수익공유형'으로 공급한다.

지분적립형은 처음부터 집값 전액을 부담하지 않고 일부 지분을 먼저 산 뒤 장기간에 걸쳐 지분을 늘려가는 방식이다. 수익공유형은 주택 구입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향후 발생한 수익을 공공과 나누는 구조다.

공공임대주택도 공급 대상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저소득층뿐 아니라 다양한 소득 계층이 좋은 입지에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해 3기 신도시 역세권과 서울 도심 등 선호 지역에 공급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거 안정을 위해 공급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 사업은 속도를 높이고 민간이 주도할 수 있는 분야는 적극적으로 지원해 필요한 지역에 필요한 주택을 제때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세훈 '녹지 개발 신중해야'

오세훈 시장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오세훈 시장은 정부의 발표에 대해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 대책 발표 직후 일부 규제 완화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서울시가 요구해 온 핵심 조치가 빠졌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 시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세금과 실거주에서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 확대로'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유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기존 부동산 정책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난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비롯해 정부 부동산 정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실거주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정책이 국민의 거주 이전을 제약하고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키울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책의 중심을 세금과 실거주 규제보다는 충분하고 지속적인 주택 공급 확대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그린벨트를 활용해 신규 택지를 공급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 권한이 정부에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녹지 훼손은 주택 공급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정비사업만 정상적으로 진행돼도 2031년까지 31만호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며, 다른 공급 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미래세대에 남겨야 할 녹지를 먼저 개발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 직무대리도 이날 서울시청에서 '8·13 정부 주택공급 대책 관련 서울시 입장 브리핑'을 갖고 정부가 검토 중인 서울지역 그린벨트 활용에 대해서는 해제를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대상지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향후 추진 과정에서 서울의 도시계획과 주거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며 "시는 그린벨트 해제가 정부 권한이라는 점을 전제로 녹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했다.

서울시는 나아가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서는 시가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한 지역의 반영 여부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며 대상지 확정 전 충분한 사전 협의를 요구했다.

정치권도 이번 정부 발표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책은 획기적인 공급 속도 단축을 통해 시장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종합대책"이라 평가한 반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은 국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깊은 실망과 허탈감만을 안겨준 '맹탕 대책'"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