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봉쇄 재개'... 통행료 20% 부과 선언

연단 앞에 선 트럼프 대통령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모습

사진 출처, NurPhoto via Getty Images

사진 설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선에 대해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 기자, 야로슬라프 루키프
    • 기자, 번드 데부스만 주니어
    • 기자, 백악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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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유조선 2척을 겨냥해 "무모한" 공격을 가해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이 해협에 대한 새로운 봉쇄 조치의 일환으로 20%의 통행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 간 공세가 격화하며 3일 연속 야간 공습이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 외무장관은 이러한 봉쇄 조치 발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한 표현을 그대로 인용해 이란이야말로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남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분쟁은 양국 간 전쟁 종식을 위한 노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합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UAE는 13일 밤 자국의 유조선 2척을 노린 이란의 순항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인도인 선원 1명이 사망하고, 중상자 4명을 포함해 8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UAE 국방부는 X 성명을 통해 부상자 중 6명은 인도인, 2명은 우크라이나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는 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위협하고, 심각하고 명백한 국제법 위반 행위인 이 무모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미국과 이란 간 주요 분쟁 지역으로 남아 있다. 양측은 전날인 12일 밤에도 이 지역에서 공습을 주고받은 데 이어, 13일에는 이 해협의 통제권을 놓고 충돌했다.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화물에 20%의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로 "이란 선박과 이란의 고객"은 이 핵심 원유 수송로를 자유롭게 출입하지 못할 것이지만, "다른 모든 국가는 공정하고 자유롭게 해협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해상봉쇄는 미 동부시간 14일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부터 시행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지금 이 순간부터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알려질 것"이라며 "그 지위에 걸맞게, 그리고 공정성 차원에서, 이 매우 불안정한 글로벌 요충지의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이 해협을 통과하는 화물 가치의 20%에 해당하는 비율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이란을 매우 강력하게 타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의 모든 공격 능력을 무력화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해협을 장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국 간의 평화 회담에 관한 질문에도 "그렇다, 나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믿는다"고 답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13일 오후 4시 45분(미 동부시간) "최고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전개됐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란 군은 해당 공습에 맞서 쿠웨이트에 주둔한 미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과의 합의를 "어겼다"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아마도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그 해협을 장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부사령부는 7월 14일부터 미군은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를 재개할 것"이며, 봉쇄 조치를 위반하지 않는 모든 선박의 역내 통행은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BBC가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의회에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7월 7일부로 재개했다고 통보했다.

미 연방법에 따르면 군사 작전을 60일 이상 지속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만 백악관은 국가 안보를 근거로 해당 기한을 30일 추가 연장할 수 있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대해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적으로 옳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들의 안전하고 확실한 통행을 보장하는 누구든지 그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언제나 이 해협의 수호자였으며, 영원히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20%는 물론 너무 높다. 우리는 공정할 것"이라고도 적었다.

7월 12일 오만 해안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선박 추적 웹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소수의 선박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선박 통행은 제한된 수준이다

한편 전 세계 해운을 관할하는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IMO는 국제 항해에 이용되는 해협의 통과에 대한 통행료 부과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해협을 통과한다는 이유만으로 의무적인 통행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에 앞서, 이란군 최고지휘부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리 관섭"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이 보도한 성명에 따르면, '카탐 알 안비야' 최고지휘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이 해협에서 미국이 벌여온 "반복되는 모험주의와 악의적인 행동"이 "지역 안보, 국제 무역, 유조선 및 상선의 통행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비난했다.

졸파가리 대변인은 미국과의 어떠한 협력도 이란의 주권에 대한 "전쟁" 행위로 간주될 것이라고 덧붙이며, 분쟁이 확산할 경우 "전쟁의 불길이 역내 모든 국가를 집어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가 실제로 어떤 의미일지는 불분명하다.

UN 규정에 따르면 각국은 자국 해안선에서 최대 12해리까지의 영해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가장 좁은 지점과 그 항로는 전적으로 이란과 오만의 영해 내에 위치해 있다.

이란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공습하자, 전 세계 석유의 약 25%와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 통과하던 이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물론 여러 걸프 국가 소재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또한 이란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허가 없이 해협을 통과하려던 상선들을 향해 발포했으며, 선박 2척을 나포했다. 이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교통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 세계 유가가 상승했다.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고자 올해 4월 이란의 모든 항구에 대해 해상 봉쇄를 처음 단행했다. 약 5주 뒤, 미군은 이 봉쇄 조치에 따라 상선 100척의 항로를 우회시키고 선박 4척의 운항을 중단시켰고 밝혔다.

이후 분쟁 종식을 목표로 한 양국 간 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 미국은 6월경 봉쇄를 해제했으나, 해협을 둘러싼 분쟁이 다시 불거진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미국의 많은 동맹국들은 미국에 비용을 상환하고, 운송되는 모든 화물의 20%를 통행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구상에 난색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미국 안팎의 트럼프 반대 세력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아무런 제약 없이 통행 가능했음을 지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발표는 국내 정치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 포함해 일부 의원들은 휴전, 휴전 연장, 추가 협상을 통해 과연 미국이 무엇을 얻었는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많은 미국인들은 거듭된 유가 안정 약속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다시 조금씩 오르고 있는지 의아해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다가오는 중간선거에 출마하지 않지만,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유가 상승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번 통행료 발표는 협상을 재개하고 다른 국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시도일 수도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사용했던 전술이다.

추가 보도: 곤체 하비비아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