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 앤 공주, 한국 방문 이유는?

지난 8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열린 '2026 국왕 기업상' 수상자 초청 리셉션에서 영국의 프린세스 로열 앤 공주(오른쪽)가 한 참석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AARON CHOWN/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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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인 앤 공주(Her Royal Highness The Princess Royal)가 13일부터 사흘간 한국을 방문한다. 앤 공주의 방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8년 만이다.

주한영국대사관은 올해가 영국군이 참전한 한국전쟁의 주요 전투인 임진강 전투 75주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방문은 영국과 대한민국의 공동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에 이뤄진다"고 밝혔다.

앤 공주는 남편인 티머시 로렌스 경과 함께 서울과 부산, 울산을 찾는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추모하는 한편, 조선·방위산업과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양국의 협력 현장을 살펴볼 예정이다.

아동 권리 증진 활동을 펼치는 비정부기구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방문한다. 앤 공주는 1970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과 인연을 맺고 아동 보호와 구호 활동을 지원해왔다.

14일 오후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해 비공개 환담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13일 "한·영 우호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고위급 교류와 교역·투자, 과학기술, 문화 분야의 협력 강화와 주요 지역 정세가 의제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앤 공주는 누구인가?

앤 공주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의 둘째 자녀이자 유일한 딸이다. 1950년에 태어났으며, 찰스 3세 국왕보다 두 살 아래다.

공식 칭호는 '프린세스 로열'이다. 영국 군주의 장녀에게 수여할 수 있는 전통적인 칭호로, 17세기부터 이어져왔다. 앤 공주는 198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이 칭호를 받았다. 앤 공주는 영국 왕실 역사상 일곱 번째 프린세스 로열이다.

앤 공주는 현재 남편인 전직 해군 장교 티머시 로렌스 경과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첫 번째 남편인 승마선수 마크 필립스와의 사이에서는 아들 피터 필립스와 딸 자라 틴달을 뒀다.

앤 공주는 18세였던 1969년 처음으로 공식 왕실 업무를 수행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잉글랜드 슈루즈버리 인근의 버스 운전 교육센터 개관식에 참석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한 영국 매체는 그를 "가장 현대적인 아가씨"라고 표현했다. 앤 공주는 버스의 운전대를 직접 잡은 뒤, 이전에 몰던 랜드로버보다 다루기 쉽다며 웃기도 했다.

1976년 승마 종합마술 대회에 출전한 앤 공주
사진 설명, 앤 공주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 영국 승마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한편 앤 공주는 왕실 구성원이기 전에 국제무대에서 활동한 승마선수이기도 했다.

1971년 21세의 나이로 유럽 종합마술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그해 BBC '올해의 스포츠인'으로 선정됐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영국 승마 대표팀 선수로 출전했다. 영국 왕실 구성원이 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한 것은 앤 공주가 처음이었다.

앤 공주는 이후 승마가 왕실이라는 가족 배경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고 설명했다.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온전히 제게 달린 일이었죠."

대형 화물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일도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로 전해진다. 왕실 수행원의 도움 없이 직접 말 운송 차량을 몰기 위해서였다.

앤 공주는 선수 생활에서 물러난 뒤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과 영국올림픽협회 회장 등을 맡으며 스포츠계와의 관계를 이어왔다.

현재 앤 공주는 찰스 국왕을 지원하며 영국 국내외에서 공식 일정을 수행하는 핵심 왕실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선단체와 지역 기관, 군 관련 단체를 폭넓게 후원하는 한편, 국왕을 대신해 서훈식을 주관하거나 해외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