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행 항공편에서 발생한 '조종사 칼부림 사건'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 기자, 헨리 무어
- 기자, 데이비드 그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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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향하던 플라이두바이 항공편이 사우디아라비아로 방향을 틀어 비상 착륙한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한 조종사가 다른 조종사를 흉기로 찔러 "비행기를 추락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에 따르면, 플라이두바이 FZ1073편에서 동료를 공격한 조종사는 오만 국적자로, 비상 착륙 후 현지에서 체포돼 현재 사우디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흉기에 찔린 인도 국적의 조종사 스미트 마차르 기장에 대해서는 "영웅"이라고 칭송했다. 항공기가 급격히 하강하는 동안 그가 가까스로 조종실 문을 연 덕분에 승객들이 공격자를 제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을 "지하디스트 테러 시도"라고 규정했으나, 아직 공격 동기 등에 대한 공식 성명은 없는 상태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은 다음과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났나
플라이두바이의 FZ1073편 여객기는 오전 3시 5분(GMT, 현지 시각으로는 오전 7시 5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보잉 737 MAX' 기종인 이 항공기에는 승객 170여 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네타냐후 총리에 따르면 승객 "대부분은" 이스라엘인이었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 24'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이륙 약 2시간 30분 후인 5시 21분경,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에서 갑작스럽게 하강하기 시작했다. 2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고도는 1만7000피트(약 5180m) 이상 떨어졌다.
몇 분 뒤, 항공기는 '(일반적인) 비상사태'를 뜻하는 코드인 '스쿽 7700'을 전송했으며, 이후에는 항공기에 대한 "불법 개입 상태" 또는 납치를 알리는 코드인 '스쿽 7500'을 전송했다.

잠시 요르단 영공에 진입하기도 했던 이 항공기는 5시 40분, 사우디 영공으로 되돌아왔고, 이후 수동으로 고도를 낮추며 착륙을 준비했다.
그러나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항공기는 '스쿽 7700'을 다시 전송했다.
그리고 6시 58분, 이 항공기는 마침내 사우디 북서부의 타북공항에 착륙했다.
사건 초기, 이스라엘 언론들은 자국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두 조종사 사이에서 싸움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네타냐후 총리는 한 조종사가 다른 조종사를 찌른 뒤 "비행기를 추락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인 승객으로부터 "비행기가 회전하며 급하강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 후 해당 승객과 승무원 한 명이 조종실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조종사"를 제압했다고 설명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다음날인 1일, 대통령실 성명을 통해 조종실에서 벌어진 소동 소리를 들은 자국 출신 여성 탈리 마네스가 다른 승객들에게 처음으로 상황을 알렸다고 밝혔다.
헤르초그 대통령에 따르면 마네스의 남편 즈비카를 비롯한 다른 이스라엘 남성 3명(야니브 하윤, 쇼타 무사예프 박사, 아사프 라주안)이 기장이 열어둔 조종실 문을 통해 급히 들어갔다.
하윤이 항공기 조종 장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안 남은 이들은 공격자를 제압했다고 한다. 제압 후에는 무사예프 박사가 중상을 입은 기장을 응급처치했다.
이후 해당 항공편에 탑승하고 있던 플라이두바이 소속의 다른 조종사가 조종실에 들어가 고도를 안정시켰으며, 항공기는 타북 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했다.
한편 비상 착륙한 승객들은 플라이두바이에서 제공한 귀국편을 통해 오후 2시 40분(현지시각 오후 5시 40분)에 타북을 출발해 오후 3시 40분경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인도 대사관에 따르면, 마차르 기장은 현재 타북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으며, 상태는 안정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마차르 기장에 대해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한 174명의 생명을" 구한 "진정한 영웅"이라며 치켜세웠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또한 기장의 행동을 높이 평가했다. 모디 총리는 X를 통해 "그의 숭고한 용기 덕분에 수백 명이 목숨을 구하고, 큰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 우리 인도는 마차르 기장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승객들의 증언은?
승객이었던 알모그 이탈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을 이렇게 묘사했다.
"갑자기 비행기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엄청난 중력과 함께 급강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0~30초 동안 급격히 떨어지다가 균형을 되찾았다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조종실로 달려가는 모습을 봤다. 조종사 한 명이 다른 조종사를 흉기로 찌른 듯했다"면서 "승객 몇 명과 승무원들이 나서서 그 사람을 제압하고 쓰러뜨렸다. 그리고 또 다른 조종사가 등장해 비행기 조종간을 잡았고, 기내는 균형을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이탈리는 공격자를 제압한 승객들은 "진정한 영웅들"이라고 강조했다.
"정말 용감한 분들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 목숨을 구해준 분들이죠. 틀림없어요. 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조종실로 달려간 승객 중 하나인 하윤은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네타냐후 총리의 환영을 받았다. 총리실이 공개한 영상 속 그는 자신과 다른 승객들이 조종실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나 흉기에 찔린 조종사가 문 바로 근처에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부상당한 조종사가 혼절하기 직전 간신히 문을 열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들어간 조종실 안에서는 공격자가 "비행기를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들기 위해 계기판을 파손하려 했다"고 한다.
하윤은 목을 졸라 그를 제압한 뒤 조종실 밖으로 끌어냈고, 다른 승객들도 합세해 그를 붙잡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하윤은 자신이 "조종간을 조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에게 자신이 캐나다 다큐멘터리 시리즈 '에어 크래시 인베스티게이션'을 즐겨 본다고 설명한 그는 "비행기가 조금 더 수평을 찾기 시작했고, 그 후 (다른) 조종사가 들어와 그 시점부터 조종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즈비카 마네스는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다른 승객들이 공격자를 "그가 가지고 있던 케이블 타이와 기내 헤드폰"으로 결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탑승하고 있던 아이들과 가족들은 매우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라주안은 이스라엘 대통령실을 통해 "우리는 공중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모두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가족과 아이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상황은?
네타냐후 총리는 사건 당일(30일) 저녁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흉기에 찔린 조종사와 승객들, 또 다른 조종사가 "9·11 테러와 같은 참사를 막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공격자에 대해 오만 출신 조종사로, 사우디 당국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송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도 이번 수사를 주시할 것이며, 가능하면 수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떠한 경고나 사전 첩보도 입수한 바 없다.
다만 "이란의 대리 세력, 특히 헤즈볼라와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해외에 있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대상으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내용의 첩보가 대거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고 한다.
이란의 개입 징후가 있었냐는 미 폭스 뉴스의 질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수사 당국은 특정 국가 기관이나 무장 단체와의 연관성 등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일, 네타냐후 총리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압된 공격자는 승무원들에게 "날 죽여라, 날 죽여라!"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그가 자살하려 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 그가 비행기를 추락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네타냐후 총리는 공격자가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받았다"고 주장했다.
아랍에미리트의 국영 통신사 'WAM'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외무부는 검찰 수사팀에 "테러 의도와의 연관성, 사전 계획이나 지시 가능성 유무를 포함해 사건과 관련된 모든 정황과 동기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플라이두바이측은 성명을 통해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과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성급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을 모두 운항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당국도 이번 사건의 여파로 자국행 항공편 조종사들에 대한 보안 검색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이스라엘 내 보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의 발단이 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치명적 공격 3주년을 앞두고 있으며, 이달 말에는 총선이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