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 방화, 최루탄까지'... 프랑스 전역에서 격렬하게 번진 대규모 시위
- 기자, 잭 버기스
- 기자, BBC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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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토요일인 17일(현지시간) 생활고와 학교 교육 여건 악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프랑스 정부가 '폭력 사태의 격화'라고 표현한 이번 시위에서 약 55만 명이 거리로 나온 가운데 최소 1,200명이 체포됐다.
파리에서는 저녁까지 진압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이어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를 사용했다.
수도 파리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건물에 불이 났다. 리모주에서는 시청에서 큰불이 나 지붕 일부가 무너졌다.
여러 도시에서 약탈이 발생했으며, 시청과 상점 등을 겨냥한 광범위한 기물 파손도 보고됐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이번 소요 사태로 경찰관 1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수도 파리에서는 오후까지 주요 행진이 대체로 평화롭게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한 무리의 젊은이들은 BBC에 자신들이 "평화주의자들"이라며 "그저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집단이 거리에서 불을 지르고 차량을 불태웠다. 레퓌블리크 광장처럼 도심의 상징적인 장소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상점들이 약탈당했고, 식당 한 곳 이상이 화재로 완전히 불탔다. BBC는 일부 시위 집단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모습도 목격했다.
파리 도심에서는 진압 경찰이 시위대 한 무리를 향해 돌진하며 여러 사람을 곤봉으로 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리옹의 그레고리 두세 시장은 시 관광안내소에 불이 난 것을 두고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 뉴스 채널 BFM TV에 "매우 상징적이고 잘 알려진 역사적 건물인데, 이런 일이 벌어져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적대적인 사람들"이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고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리모주 시청 화재 진압에도 나섰다. 현지 도청은 이 화재로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프랑스 남동부 생테티엔의 레지스 후아니코 시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 젊은 남성이 소형 폭발물로 인해 "손이 날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비극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주 동안 수십만 명의 학생들이 프랑스 고등학교의 교직원 부족과 노후화된 시설 문제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의 고등학교인 리세는 주로 15~18세 학생들이 다니는 중등교육기관이다.
노동조합원들과 다른 시위 단체들도 합류하면서 시위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는 이른바 '노란 조끼' 운동도 포함됐다. 이 운동은 2018년부터 1년 넘게 생활비 상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시위 운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내무부는 토요일 시위에서 수도 파리 일부 지역을 비롯해 마르세유, 렌, 툴루즈, 앙제 등지에서 복면을 쓴 사람들이 특정 대상을 겨냥한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르노블, 아비뇽, 포, 몽펠리에, 발랑스 등 프랑스 전역에서도 건물 파손이 보고됐다.
파리에서는 의류 매장과 식료품점이 약탈당했고, 릴에서는 애플 매장에 침입해 물건을 모두 가져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BBC 검증팀이 진위를 확인한 영상에는 그르노블 도심의 좁은 도로에서 복면을 쓴 남성들이 관광 열차를 몰고 진압 경찰관 최소 3명이 있는 쪽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프랑스에서는 시위와 소요 사태가 낯선 일이 아니지만, 이번 시위는 프랑스가 심각한 정치적 불확실성의 시기로 접어드는 가운데 발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년에 임기를 마칠 예정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내년 4월 대선이 극우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대표와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 간 대결로 좁혀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멜랑숑 대표는 프랑스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무자비하게 달려들었다"고 비난했다. 다만 약탈과 방화 행위에 대해서는 규탄했다.

사진 출처, Reuters
르코르뉘 총리는 멜랑숑 대표의 발언이 "위험하고 냉소적"이라고 비판했다.
르코르뉘 총리는 앞서 경찰이 "극도로 격렬한 폭력"에 직면했다며, 일부 집단이 이번 시위를 대선을 앞둔 '예행연습'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폭력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의제를 관철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펜 대표는 시위대가 제기한 "정당한 요구"가 "극좌 세력에 인질로 잡혔다"고 주장하며, 멜랑숑 대표가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 출처, Reuters
마크롱 대통령은 "도청 청사와 상점을 부수고 공격한 사람들, 심지어 시청까지 약탈한 사람들은 기소돼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월 8일 TV 인터뷰에서 기간제 교사 3,000명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시위는 계속됐고, 오히려 더욱 격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