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악 산불'에 17만명 이상 호흡기 질환 시달려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켈리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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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간 산불이 맹렬히 번지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보건 당국은 지난 8월 이후 약 17만5000명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기침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기관지염, 폐렴과 같은 더 심각한 질환에 이르기까지, 유아 환자도 4만 명 이상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은 물론 인접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까지 유독성 스모그로 뒤덮이며 대기질 지수가 "해로운" 수준으로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섬에 공무원 5만 4000여명을 투입하고 항공기 수십 대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있으나, 워낙 영토가 광활하고 이탄지 등 지형도 까다로워 화재 진압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테디 인드라 위자야 인도네시아 내각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공중에서 지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력이 계속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산불을 진압하고, 스모그로 인한 영향을 줄이며, 무엇보다도 산불과 토지 화재의 위협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건기인 7~10월 기간 정기적으로 산불이 발생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른바 '고질라' 엘니뇨로 인해 날씨가 매우 건조해지면서 산불과 연기가 더욱 심한 상황이다.
독립적인 산림 모니터링 플랫폼인 '누산타라 아틀라스'는 23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화염 지점이 약 73만4000개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시즌 중 하나였던 2019년보다 30% 이상 높은 수치다.
아울러 올해 1월 이후로 최소 89만5657 헥타르의 땅이 불에 탔는데, 이는 영국 그레이터 런던(런던 수도권) 면적의 거의 6배에 달한다.
한편 이번 산불로 인해 인도네시아 전역의 학교가 휴교하고, 병원에는 입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호흡기 질환 환자 수는 9월 1일 5만891명에서 9일 11만333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유독한 스모그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을 비롯한 야생동물들도 위험에 처했다.
지난달 말, 인도네시아의 한 야생동물 재단은 피해 규모가 가장 심각한 주 중 하나인 칼리만탄바랏의 한 팜유 농장에서 오랑우탄 한 마리가 땅바닥에서 몸부림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지역 농민이 발견한 이 오랑우탄은 구조돼 저산소증으로 치료도 받았으나, 살아남지 못했다.
한편 칼리만탄바랏의 원주민 및 시민사회 단체들은 주 전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을 제대로 진압하지 못한 것은 고의적인 태만이라며 지난주 중앙정부와 지방 행정 당국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를 맡은 글로리오 사넨은 성명을 통해 "이는 매년 반복되는 재해다. 반복되는 패턴이기에 피고 측이 잠재적인 연기 재해, 산림 및 토지 화재로 인한 재해 위험을 알고 있었다는 우리의 주장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몇 주 동안 수차례에 걸쳐 인공강우 작업을 실시했다. 그중 일부는 이번 달 초 산불 진화 지원을 위해 보르네오에 도착한 일본 자위대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인공강우란 소금 결정이나 요오드화은을 구름 속에 뿌려 기존 구름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강우량이 늘어나도록 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기상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방법의 효과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한편 인도네시아 이외에 피해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 사라왁주에서는 당국이 이달 초 5일간 인공강우 작업을 실시했다.
현재 지속되고 있는 스모그 문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10월로 예상되는 심각한 가뭄에 대비해 수위가 낮아지고 있는 여러 수력 발전 댐의 저수량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다.
사라왁의 더글러스 우가 엠바스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10월은 더 덥고 건조해질 수 있다"며 "그전에 최대한 수위를 최대한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스모그가 필리핀 일부 지역까지도 확산하면서 당국은 주민들에게 가능한 한 실내에 머물 것을 당부했으며, 싱가포르 또한 매일 스모그 주의보를 발령하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