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UN 연설서 '합의 불발 시 이란 절멸' 위협

동영상 설명, 트럼프 대통령, 합의 불발 시 이란 '절멸'시키겠다 위협
    • 기자, 번드 데부스만 주니어, 카샤야르 조네이디, 사라 스미스, 나다 타우픽
    • Reporting from, UN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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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총회에서 이란을 다시 공격할 것인지 아니면 평화 협정을 추진할 것인지를 두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란이슬람공화국을 "절멸"시키겠다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동안 이란 대표단 측에서는 단 한 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만석을 이룬 청중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세계 정부' 개념을 거부하는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평화를 중재하고, 미국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승리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22일) 그는 고위급 외교 활동도 활발히 이어 나갔다. 중동과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그의 외교 정책 의제가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정상 십여 명과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이민, 국경 문제, 폭력 범죄 근절 등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 발언은 총회에 참석한 전 세계 외교관들보다는 11월로 예정된 자국의 중간선거 유권자들을 겨냥한 듯했다.

이어진 연설의 상당 부분은 이란과의 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할애했다.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개시한 이후 세계 유가가 급등하는 한편 그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이날 앞서 연설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발언과는 대조적이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적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하며 전 세계 사람들의 "상호 의존성"을 강조했다.

9월 22일 뉴욕 UN 본부에서 열린 미국, 덴마크, 그린란드 간 3자 북극 안보 협정 서명식에서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주둔하는 미군의 규모를 확대하고자 덴마크와 협정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분쟁이 이란의 핵무기 확보를 막았으며, 협상이나 타협이 아닌 최후통첩을 통한 이른바 '힘을 통한 평화'의 가치를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재건은 물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한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합의가 이루어질까요?"

"아니면 제가 이란이슬람공화국을 신속히 전멸시켜, 그들이 다시는 생명을 빼앗고 국가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까요. 제가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어야 할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직후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미국-이란 간 합의는 그동안 좀처럼 그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발언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압도적인 무력으로 위협하는 그의 강압적 외교 전략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는 이후 기자들에게 자국 관리들이 UN 총회 기간 중 이란 대표단과 3시간 동안 "매우 생산적인" 회의를 했다고 전했다.

이란 국영 TV 또한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만났다고는 전했으나, 테헤란 당국 측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BBC는 UN 청사를 떠나던 위트코프 특사에게 회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물었고, 그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보였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후 "하루 종일 양측을 오간 중재자들을 통해" 회담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X를 통해 "그들은 우리는 건설적이고 유망한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일련의 논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중재자들은 계속해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동영상 설명,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지능(AI)을 '슈퍼지능(SI)'으로 재정의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외교술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도 다시 한번 주장했다. 현재 양측이 서로의 영토 깊숙이까지 미사일과 드론을 주고받는 등 전쟁이 진정될 기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해결될 것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인공지능(AI)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과도한 공포심이나 이 기술을 장악하려는 "세계주의자들의 음모" 때문에 미국은 선두 자리를 중국에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을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아닌 'SI(슈퍼지능, Super Intelligence)'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공'이라는 단어 때문에 가짜처럼 들립니다. 가짜가 아니라 실제로 놀라운 기술이죠. 다만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한편 총회 기간이었던 지난 22일,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 및 그린란드 지도자들과 만나 그린란드 내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강화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 협정은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주권을 재확인하는 한편, 미국에 그린란드의 영공과 영토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22일 UN 총회 기간 따로 만나 악수하는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이번 UN 총회 기간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앤디 버넘 영국 총리,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카타르·쿠웨이트· 바레인·오만의 지도자들과도 회담을 했다.

다른 아랍 및 이슬람 국가 지도자들과도 참석한 후자 회담과 관련해 UAE 외교장관은 "현재 역내 정세, 중동 상황, 안보와 안정 공고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연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고별 연설에 나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구체적인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초강대국들이 "자신들의 힘이 그리 막강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정학적 경쟁, 전쟁, 기후변화, AI 등을 예로 들며 "세계의 단층선이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기구들을 비판하며, UN을 "아무도 선출한 적 없는 세계주의 관료들의 극좌적 의제"라고 비난했다. 대신 국가 주권을 강조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국의 군사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세계 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서반구 어디에서도 위협 세력이 뿌리내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필요하다면, 우리는 미국의 중대한 국익을 지키기 위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력을 동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쿠바의 공산주의 정부가 미국 공산당, 안티파,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당(DSA) 등 미국 내 좌파 단체들과 결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실패한 국가"라고 지칭하자. 쿠바 대표단은 회의장을 퇴장했다.

동영상 설명,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자리를 떠나는 쿠바 대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