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주사' 두 차례 주입에도 살아남은 미국의 사형수…'의식 되찾고 말하고 있어'
- 기자, 사린 하베시안
- 기자, 콰시 갸므피 아시에두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3 분
지난주 약물 사형이 집행됐음에도 살아남은 사형수 크리스타 파이크(50)에 대해 변호인은 "의식을 되찾았고, 말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변호인단에 따르면 파이크는 현재 병원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1995년 콜린 슬레머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파이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테네시주에서 사형이 집행돼 2차례 약물을 투여받았지만 사망하지 않았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의료진이 주입된 화학 물질을 체내에서 제거하는 며칠간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한편 전문가들과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이번 회복이 전례 없는 일이며, 특히 치사량의 약물 투여 이후에도 생존한 사례는 파이크가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 Tennessee Department of Corrections
변호인단은 파이크의 회복 단계가 "의학적으로 전례 없는 일"이라며, 예후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적어도 긴 회복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범죄학자인 데보라 데노 미국 포드햄 로스쿨 교수는 파이크가 의식을 되찾고 말을 한다는 사실에 "정말 놀랍다"고 했다.
데노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예정된 사형 집행에서 생존한 수감자 사례는 7건 더 있으나, 이는 집행관들이 수감자의 정맥에 약물을 주입하지 못해 집행 자체가 실패한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이크는 "독성 물질이 주입되고도 살아남은 유일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교정당국은 (사형을 제대로 집행하기 위해) 해야 할 모든 것을 다 했지만, (약물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그는 "이런 일은 전례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정 당국은 파이크의 사형 재집행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당시 펜토바르비탈을 주입한 후 무엇이 잘못됐는지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
빌 리 테네시주 주지사는 올해 남은 사형 집행 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주 교정국장은 주말에 사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크는 18세 때 당시 남자친구였던 타다릴 쉽과 함께 문제 청소년을 위한 직업 훈련 캠프에서 알게 된 사이인 슬레머를 구타하고 고문한 뒤 살해했다.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오는 7일 테네시주 내슈빌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며, 법원 밖에서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파이크의 변호인단을 자문하고 있는 마취과 전문의 조엘 지보트 박사는 지난 5일 파이크가 회복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형 집행용 약물 주사를 맞으면 대부분 사망한다"며 "사실 파이크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람이 그랬다. 따라서 파이크의 생존은 …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펜토바르비탈 투입 후 혈중 농도, 앞으로의 회복 과정 등 여전히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건강 상 모든 중대한 위협이 지나갔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지보트 박사는 투여받은 펜토바르비탈 2차례 분량이 정상적인 혈류로 체내에 흡수됐다면 "파이크는 분명 사망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아마도 약물이 혈류로 들어가지 않고 피부 아래 조직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또한 당시 지보트 박사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지연됐기에, 뇌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덧붙이며, 현재 상태를 제대로 진단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마치는데 약 일주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7일 현재는 사형 집행 시도가 실패한 지 6일째다.
사형 집행에 앞서 파이크의 변호인단은 파이크가 혈액이 응고되는 질환인 혈소판증가증을 앓고 있으며, 정맥도 가늘어 사형 주사 집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통과 고초를 겪을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6일, 변호인단은 파이크가 양팔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사형 집행 관련 사실을 추적하는 '사형 정보 센터'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전역에서 이루어진 사형 집행의 3분의 1 이상이 실패하거나 심각한 문제로 이어졌다.
이 센터에 따르면, 사형은 집행 절차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을 때 일반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정맥에 안정적으로 정맥 주사관을 삽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근본적인 원인은 사례마다 달랐다.
해당 센터에 따르면 보통 교정 당국이 정맥 주사 경로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아예 치사 약물을 제대로 투여하기도 전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파이크 사건은 올해 테네시주에서 사형 집행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첫 사례는 아니다. 1994년 3명을 납치 및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형수 토니 카루더스의 경우, 지난 5월 집행관들이 약물을 주입할 정맥을 찾지 못해 집행이 연기됐다. 이후 주지사는 카루더스의 사형 집행을 1년 유예하도록 명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