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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갈등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 4가지 시나리오
- 기자, 사이드 자파리
- 기자, 정치 분석가
- 읽는 시간: 5 분
파키스탄 대표단이 15일(현지시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도착한 가운데, 미국은 이란과 제2차 휴전 협상을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 주재로 성사된 미국과 이란 간 1차 회담은 20여 시간의 협상에도 별다른 돌파구 없이 지난 12일 종료됐다. 다만 2주간의 휴전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처럼 결론 없이 협상이 종료되고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대이란 전략이라며 전 세계 주요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제안했다.
이 같은 1차 회담 실패 및 향후 추가 협상 가능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란과 미국은 제어된 긴장 고조 국면이나 더 큰 전쟁이라는 피할 수 없는 길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향후 가능한 4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1. '전술적 일시 중단'에 가까운 위태로운 휴전
몇 주간 이어진 전투 끝에 미국과 이란은 휴전에 합의하며 위기를 진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휴전은 처음부터 애매한 부분이 많았다.
지리적 범위, 대상 목표의 유형, 심지어 '휴전 위반'의 정의 등 전반적인 합의 조건에 대한 해석과 인식 차이가 드러나며,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를 종전으로 향하는 단계라기보다는 전술적 일시 중단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 수호 재단'의 베남 벤 탈레블루 선임 연구원은 "분쟁이 촉발된 이래 시작부터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안은 미국과 이란이 수년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던 원칙, 입장, 정책에 관한 문제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보면 이번 전쟁은 이러한 이견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벌려놓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측 정부 관료들의 엇갈리는 발언에 상황은 더욱 불안정하기만 하다.
이란 이슬람 공화국 관계자들은 휴전 협정이 반복적으로 위반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협정 이행에 대해 비교적 제한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양측 간 불신을 키우고 휴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부채질한다.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성공적인 결과를 맺지 못할 경우, 현행 휴전은 양측이 잠시 싸움을 멈추고, 회복하고, 재정비하고, 입장을 재평가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단순한 시간벌기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어느 한쪽이라도 현 상황에서 얻는 것이 거의 없다고 판단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결론 내리게 되면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커진다.
예를 들어 미국은 발전소, 교량, 에너지 시설과 같은 주요 기반 시설 공격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공격은 단기적으로는 이란을 상당히 압박할 수 있으나, 광범위한 인도주의적 및 경제적 결과를 초래하고, 이란의 더욱 강한 보복을 부추길 수 있다.
이 경우 협상에 대해 줄곧 매우 회의적인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하미드레자 아지지는 "이스라엘은 협상단과 같은 이란 주요 인사 암살과 같은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발언은 당사자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충돌 위협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확전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되면 더 광범위한 지역 분쟁이 촉발되고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는 등 치러야 할 대가도 적지 않기에 그 가능성은 단기적으로는 낮아 보인다.
2. '그림자 전쟁'
또 다른 어쩌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바로 '제한된 긴장 고조' 형태의 대립이다.
'제한된 긴장 고조'란 전면전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지만, 양측이 군사 행동을 완전히 자제하지도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여기에는 기반 시설, 군사 목표물, 심지어 보급로를 겨냥한 제한적인 공격이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 대리 세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이라크나 홍해 일대에서 이란 관련 단체들의 활동이 증가하고, 이들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번 분쟁은 강도 자체가 격화하지 않더라도 지리적 범위는 확대될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를 '그림자 전쟁'이라고 부른다.
아지지 연구원은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양측 모두 전면전에 돌입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자신들만의 선택지와 압박 수단을 활용하려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휴전 협정이 위반된다면, 이란이 예멘 내 단체 등 동맹 세력을 통해 새로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 역시 위험 요소가 없지 않다. 긴장이 고조될수록 오판 가능성도 커지며, 어느 한쪽도 사태 악화를 원하지 않았더라도 단 한 번의 착오로 인해 갈등은 통제 불가능하게 번질 수 있다.
3. 물밑에서 계속되는 외교적 노력
파키스탄에서의 1차 회담이 실패로 끝나기는 했으나, 외교적 노력이 효력을 다했거나 협상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단정 짓기는 아직 이르다.
이번 회담의 주최국인 파키스탄은 앞으로 며칠 동안 미국과 이란 사이를 계속 중재하며 양측이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카타르, 오만,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와 같은 전통적인 중재국들 또한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악화를 막고자 적극적으로 소통 채널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결국 이러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가 좁혀져야 한다.
그러나 미국 측이 제시한 15개항과 이란이 역제안한 10개항 내용을 살펴보면 양측 모두 여전히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자신의 조건을 관철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회담이 열릴 가능성 자체는 열려 있으나, 적어도 단기간 내 양측이 광범위한 쟁점에 대해 신속한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워 보인다.
4. 해상 봉쇄 지속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을 동원해 이란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과 유조선의 통과를 막는 등 해상 봉쇄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국제 해역에서 수색하고 차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이란의 석유 수익을 차단하고 경제를 압박하는 동시에, 이란산 석유의 주요 구매국이자 미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에 타격을 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탈레블루 연구원은 이란의 긴 해안선을 언급하며 "충분한 정보, 감시 및 정찰 자원이 배치된다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는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조치는 결국 이란 정부의 주요 상품 수출 차단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분석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미국에도 상당한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군이 이란에 지리적으로 더 가까워지며 공격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고, 이러한 봉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해군력을 이란 국경 인근에 장기간 배치되어야 하므로 부담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상 봉쇄가 유지되면 국제 유가 및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데, 예멘의 후티가 바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고자 개입할 가능성도 커지며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구조적 불안정성: 중동의 새로운 질서인가?
궁극적으로 이 모든 시나리오에서 드러나는 점은, 이 지역 내 평화와 전쟁의 경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회담의 실패는 외교의 종식도, 그렇다고 확실한 확전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러한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지지 연구원은 "양측 모두 이 갈등이 종식되기를 바라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는 전술적 결정, 안보 변수, 심지어 현장의 사소한 변화조차도 전체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로 인해 많은 분석가들은 이 지역이 "구조적 불안정성"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정립되지 않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운데 아마도 현 단계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란과 미국은 전쟁과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양측은 군사적 수단에 계속 의존하는 한편, 외교 채널도 부분적으로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