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와 자폐증 '과잉진단 위험'...영국서 경고

소년이 한 손에는 연필을, 다른 손에는 장남감을 들고 책상에 앉아 있다. 여성 한 명이 소년 곁에 서 있다.
    • 기자, 닉 트리글
    • 기자, 건강 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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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실시된 공식 검토 결과, ADHD와 자폐증이 과잉 진단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난 25년간 진단 사례가 증가하면서 일부 젊은 연령대에서는 진단 사례가 현재 인구에서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토 보고서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위한 평가를 제공하는 민간 업체들에 대해 품질과 일관성에 우려가 있다며 더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고 광고를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 경제적 불확실성과 소셜미디어가 젊은 층의 정신건강 문제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결론지으며, 모든 질환에 대해 더 나은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검토는 이 분야의 주요 의사들이 주도했으며, 당시 보건장관이었던 웨스 스트리팅이 10개월 전 한 인터뷰에서 젊은 사람들이 과잉 진단돼 "포기된 존재로 취급되고 있다"고 주장한 이후 지시됐다.

검토는 모든 연령대를 대상으로 했지만, 특히 진단 비율이 가장 높은 젊은층과 아동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NHS 서비스와 복지제도부터 교육·고용·훈련에 참여하지 않는 젊은층 지원에 이르기까지 정부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문제와 ADHD, 자폐증 진단이 지나치게 자주 사람들을 "강점과 잠재력보다 어려움으로 규정하는" 꼬리표가 되고 있으며, 이는 학교생활과 직장생활, 인간관계에서의 전망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17세 이전에 자폐증이나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은 16~24세 사이에 교육·고용·훈련에 참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약 4배 더 높다.

진단 이후 더 나은 지원이 제공된다면, 이들이 보다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는 치료 접근성뿐 아니라 정신건강 지원도 포함해야 한다고 했다. 상당수는 우울증과 같은 질환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정신건강 문제와 ADHD, 자폐증 진단을 받기까지의 긴 대기기간 역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단을 위한 긴 대기 기간

왓슨 가족은 이를 직접 경험한 가족 중 하나다. 라이언 왓슨과 그의 아내는 아들 아틀라스가 생후 약 12~18개월이 됐을 때 발달 단계가 늦어지고 있는 것을 보며 뭔가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자폐증 평가를 받기까지는 3년이 걸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틀라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는 점점 더 분명해졌다. 현재 일곱 살이 다 돼 가는 아틀라스는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며, 여전히 기저귀를 착용하고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하고 있다.

그럼에도 라이언은 가장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아동을 위한 우선 진료 체계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명단에 올라가서 순번이 올 때까지 얼마나 걸리든 기다려야 합니다."

이러한 대기기간 때문에 가족은 아틀라스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라이언과 그의 아내는 아들이 일반 학교에 배정될까 두려워했다.

라이언은 "정말 두려웠다"며 "아틀라스 같은 아이를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이가 안전하지 않은 일반 학교에 들어가게 될까 봐 똑같이 불안해할 것"이라 덧붙였다.

그 부담은 막대했다. 라이언은 "마치 두 개의 직업을 가진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출근해서 일하고, 집에 돌오면 이런 문제들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아틀라스는 결국 학교 입학을 불과 몇 달 앞두고 진단을 받았다.

아버지와 아들
사진 설명, 자폐증 평가를 받기까지 3년을 기다린 라이언과 그의 아들 아틀라스

보고서는 왓슨 가족과 같은 가정이 더 신속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기자 명단에 있는 사람들을 재평가해 필요가 가장 큰 사람들을 우선 배정하고 일부는 명단에서 제외해 다른 형태의 비의료적 지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여기에는 학교나 직장에서의 조정 조치, 수면 개선이나 불안 해소를 위한 지원과 같은 생활방식 지원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2014년 제도 변경 이후 부모들이 학교에서 추가 지원을 받기 위해 자녀의 자폐증이나 ADHD 진단을 받아야 하게 되면서, 진단이 있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검토를 이끈 피터 포내기 교수는 제도가 "엄청난 부담 아래 놓여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며, 지원을 받기 위한 "매우 협소한 경로"로서 진단 중심 체계에서 벗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진단은 여전히 필수적이며 반드시 보호돼야 합니다. 다만 바뀌어야 할 것은, 진단이 더 이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문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역대 정부, '자폐인들을 외면했다'

보고서는 모든 어려움이 의학적 대응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진단 가능한 ADHD와 자폐증, 그리고 뇌 기능·인지·행동의 정상적인 인간 다양성으로 간주해야 할 특성 사이의 경계가 흐려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또 사회가 현재 과소 진단의 시대에서 과잉 진단 또는 오진의 시대로 이동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6~17세 아동의 4% 이상이 자폐증 진단을 받고 있는데, 이는 연구들이 실제 수준으로 제시하는 1~2%를 크게 웃도는 수치라는 데이터를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수치 중 일부는 거의 10년 전 자료에 기반하고 있어, 현재 대규모 과잉 진단이 발생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연령대에서는 이러한 신경발달 질환이 여전히 과소 진단되고 있으며, 이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영국 자폐협회(National Autistic Society)의 멜 메릿은 이 보고서가 역대 정부들이 "자폐인들을 외면해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폐인들이 겪고 있는 피해와 고통은 실제이며 광범위합니다. 자폐인들의 필요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청소년 정신건강 자선단체 영마인즈(YoungMinds)의 아비게일 암포포는 "수년 동안 젊은이들은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가 자신들의 책임이라는 비난을 받거나, 지어낸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고 우리에게 말해왔다. 우리는 이번 검토가 그들에게 그들의 고통이 그들의 잘못이 아니며, 오히려 그들을 둘러싼 제도가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이번 보고서의 발표를 환영하며, 연말 이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신건강 전략을 통해 새로운 지원 제공 모델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ADHD와 자폐증 평가에 대해 보다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베트 쿠퍼 보건장관은 "포내기 교수의 검토는 정신건강 및 신경발달 질환에 대한 조기 개입의 중요성과, 이러한 질환이 초래할 수 있는 막대한 고통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