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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산책'은 정말 고양이에게 좋을까, 아니면 그저 SNS 유행일 뿐일까?
- 기자, 로웨나 호스킨
- 기자, BBC 웨일스
- 읽는 시간: 7 분
루는 하네스(가슴줄)를 착용하고, 보호자 알라나 케슬은 산책줄을 손에 쥐고 바깥 걷기에 나선다.
그런데 루는 다름 아닌 고양이이다. 그리고 사실 산책에 나서는 고양이는 루뿐만이 아니다.
지난 몇 년 사이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는 모험을 즐기는 고양이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영상과 사진 속 고양이들은 패들보드 위에 앉아 있거나, 산을 오르거나, 해변을 거닌다.
도심 아파트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보호자들은 감독하에 이루어지는 적절한 야외 활동을 통해 고양이들이 차에 치일 위험 없이 외부 자극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고양이 전문가인 에밀리 블랙웰은 이러한 행위를 비난하지는 않지만 권장하지도 않는다고 말하며, 성공 여부는 고양이와 보호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고양이 보호 단체인 '캣츠 프로텍션'은 고양이 입양을 생각하는 예비 보호자들에게 "고양이를 억지로 적응시키려 하기보다,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라고 권고한다.
알라나는 "하네스 훈련을 위해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노력하고, 천천히 배낭에 익숙해지도록 한 뒤 비로소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고양이 보호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고양이를 안전하게 지키고 싶어 하는 좋은 보호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국 웨일스 카디프 출신 알라나(22)와 연인이 처음 루를 처음 입양했을 당시만 해도 이 작은 어린 고양이를 실내에서만 키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알라나가 SNS에서 고양이들이 목줄로 보호자와 함께 산책하는 영상을 보게 됐고, 두 사람은 직접 시도해보기로 했다.
서리 대학교 수의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알라나는 길고양이들이 차에 치이거나, 싸움에 휘말리거나, 질병에 걸리는 등 여러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직접 목격해왔다.
이에 두 사람은 여러 종류의 하네스를 시도해보고, 루가 먼저 집안에서 하네스에 익숙해지도록 한 뒤, 밖에서 필요할 때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이동용 배낭도 구입했다.
알라나는 "루가 '아, 이건 정말 안전하구나'라고 깨닫기까지 몇 달이 걸렸지만, 이제는 꼬리를 높게 들고, 재잘거리며, 목줄을 매고 밖에서 활기차게 뛰어다닌다"고 설명했다.
알라나 주변의 수의사 중 일부는 고양이 산책을 "매우 환영"하지만,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다.
알라나는 고양이 산책이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 더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청년들은 주로 도시 환경에 살면서 도시 환경이 고양이게 끼칠 수 있는 위험을 더 잘 인지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SNS에 콘텐츠로 올리고자 고양이를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행위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고양이를 잘 알고, 이들의 몸짓 언어를 이해하고, 고양이가 언제 산책을 멈춰야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 같은 흐름은 알라나 뿐만이 아니다. '영국 고양이 산책' 페이스북 그룹의 회원 수는 4500명을 넘어선다.
루시 프랜컴(26)은 약 4년 전 봉고를 처음 데려왔을 때부터 야외 활동 훈련을 시작했다. 봉고가 어디든 자신을 졸졸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웨일스 북부 콘위시 란디드노 출신인 루시는 도심이든 교외든 고양이가 혼자 밖에 나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온종일 실내에만 머물게 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봉고와 또 다른 고양이 피피가 자신과 함께 패들보드와 카약을 타고, 산책도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켰다.
그렇다면 고양이는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
루시에 따르면 고양이의 속도에 맞춰 훈련을 진행하고,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 클리커를 누르고 간식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래야 고양이가 해당 행동을 보상과 연관 짓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봉고와 피피는 목줄 없이도 산책이 가능할 만큼 훈련된 상태로, 루시가 부르면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루시는 SNS에서 제대로 된 훈련 없이 채 목줄도 하지 않은 채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사람들을 보면 걱정스럽다고 했다.
웨일스에 가족이 살고 있는 캔디스 스테이플턴은 개 훈련사로, 고양이 훈련도 상당히 비슷하다고 말한다.
캔디스는 고양이 4마리를 키우지만, 오직 캡틴 크럼펫만이 셰퍼드/보더콜리 믹스견인 렉사 메이와 함께 야외 산책에 나선다.
모든 고양이가 하네스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치콘디는 고관절이 좋지 않아서 산책이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든 다른 두 고양이들에게도 적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캔디스는 캡틴 크럼펫과 치콘디에게 만약 위협을 느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점적으로 훈련시켰고, 이를 위해 안전 공간으로 인식하는 배낭을 늘 메고 다닌다.
캔디스는 청년 세대는 SNS에서 고양이 산책 관련 콘텐츠를 접하며 이해하게 되는 반면, 나이가 든 사람들은 "'개나 산책시키지, 고양이는 아니다'라는 식의 생각에 더 갇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마도 SNS의 영향력이 크다 보니 고양이를 위한 좋은 선택이라기보다 '좋아요'를 받기 위해 산책을 시키는 이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캔디스는 캡틴 크럼펫과 산책하면 "기분이 정말 좋아진다"면서 "꼬리를 흔들며 걷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고 했다.
체셔주에 사는 애비 메이어스와 아내 멜로디(둘 다 22세)는 고양이 올리브를 데리고 주로 웨일스 렉섬 어르디그와 덴비셔 란골렌을 산책한다.
메이어스 부부가 키우는 고양이 3마리 중 새끼 고양이 로빈은 현재 하네스 훈련을 받고 있으며, 지니는 하네스를 좋아하지 않아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
애비는 "예전에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 옆, 정원이 없는 1층 아파트에 살았기에 올리브에게 하네스 훈련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금 사는 집에는 정원이 있어, 올리브를 그냥 풀어놓기도 한다. 워낙 에너지가 많은 고양이인데다가, 부부는 장시간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애비는 "(하네스 훈련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지침을 본 적 있다. '혹시 우리가 잘못된 일을 하고 있나?'라는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올리브와 로빈은 자신들이 좋아하지 않으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양이를 키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고양이는 하기 싫은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는 제 고양이들을 잘 알기에 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제 고양이들이 불편해하는 기색을 보인다면, 절대 하지 않습니다."
브리스톨 수의과대학에서 반려동물 행동 및 복지학을 가르치는 에밀리 블랙웰 부교수는 "고양이에게 자극을 주기 위한 방법으로 (야외 활동을 권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부분의 고양이는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는 일에, 신체가 구속되는 일에 매우 스트레스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보호자가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아주 어린 나이부터 훈련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천적으로 자신감 넘치고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랙웰 교수는 하네스 착용에 익숙해진 고양이들이 산악 지대를 탐험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보았지만, 차량 통행이 많은 복잡한 도로에서 산책하며 불안해하는 고양이도 보았다고 설명했다.
즉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고양이 야외 산책을) 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우 책임감 있게 잘 해내는 사람들도 분명 있습니다."
"다만 나갈지 말지 고양이가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원할 때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아울러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이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받고 있다는 신호로, 이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망설임
- 지나치게 경계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림
- 끌어줘야 할 정도로 뒤처짐
- 귀를 축 늘어뜨리거나 웅크림
임상 동물 행동 전문가이자 '캣츠 프로텍션'의 행동 담당관인 다니엘 워렌-커밍스는 "SNS의 영향 등으로 인해 많은 청년 고양이 보호자가 고양이의 필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목줄이나 투명창이 있는 배낭처럼 오히려 복지를 해칠 수 있는 용품에 끌리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항상 가장 좋지만, 불가능하다면 좁은 공간과 제한된 실외 활동에 적응하는 고양이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워렌-커밍스는 예비 보호자들에게 "고양이를 억지로 적응시키려 하기보다, 자신이 제공할 수 있는 환경과 라이프스타일에서 잘 살아갈 수 있는" 고양이를 선택하라고 권고했다.